어제(2016/04/11)부로  퇴사를 결심했다. 이미 팀장님을 만나 퇴사를 통보했고, 인수인계가 마무리되는 5월말 즈음하여 퇴사하기로 정리가 되었다.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 계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에 잠시 낮잠을 잘 생각으로 의자에 기대어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 때, 대표님이 팀장을 찾아가 하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쟤네들이 지금 이런 세미나를 할 때가 아니야. 두 사람한테 내주고 싶은 과제가 있어. 국내 솔루션이 해외로 진출한 성공사례랑…​" "스프링 익히고 새기술 익힌다고 해도 그건 누군가의 기술을 좇고만 있을 뿐이야.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를 해야…​" "두 사람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걸 좋아하는 건 알고 있어. P대리나 지헌과장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걸 좋아하는 건 알지만, 그것 가지고는 역량을 강화할 수가 없어." "지금 만들고 있는 거 프리랜서 6개월만 시키면 돼."

하며 팀장님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도 잘 들려왔다. 그래서 가만히 귀를 기울여 이야기를 듣고는

참나, 어이가 없구만. 에휴…​

하면서 열도 식힐겸 회사를 나와 산책을 시도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저런 이야기를 하게 만든 계기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오전에 팀원이 보낸 사내 세미나 공지 때문인 것인가?'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사내 세미나를 하게 된 계기는 별 거 없다. 사내에는 주니어(대리급 이하) 모임이 있다. 최근 이런저런 이유로 주니어들이 많이 퇴사를 했고, 지난 주니어 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팀원이,

"주니어들에게 기술 공유를 해주고 싶어요. 이 스프링부트라는 것을 이용해서 자기가 원하는 걸 만들어볼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과장님이 도와주실 수 있나요?" "그래? 그럼 저는 개발자 다이어리 라는 주제로 해서 개발하면서 얻은 것들을 정리하는 요령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게요. 텍스트→마크다운→아스키독 으로 이어지면서…​"

그렇게 결정하고 세미나를 다음 주 화요일에 하기로 하고 사내 전체메일을 돌렸다. 대표님의 첫 한마디를 들으며 저런소리를 내뱉는 계기가 저것인가 하느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정이 떨어졌다.

원래는 4월말에 일을 정리하고 나가려고 했는데, 팀장직을 수행하고 있던 차장님이 다른 프로젝트에 파견을 나가게 되어 잠시 보류하고 있었는데 더이상 보고말고할 것도 없게 되었다.

산책하면서 마음의 결정을 내린 나는 팀장님께 면담을 요청했다. 팀원이 면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몇가지 없다며 어색한 분위기를 어색해하셨다.

"퇴사하겠습니다."

자리를 옮겨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솔루션에는 독자적인 기술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것들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것을 가벼이 여기는 대표님의 발언에 황당합니다. 프리랜서 고용해서 6개월만에 만들 수 있다고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사실, 요즘 나는 온몸으로 나갈거다라는 기운을 내뿜고 있다. 팀장님도 이런 내 분위기 때문에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 외부 프로젝트를 수행해보려고 했다 한다. 하지만 나는 전에 이야기 했던 적이 있다.

"SI할거면 프리랜서를 하지 정규직 안합니다. 우리회사에서 SI 할거면 안합니다."

본사에 있으면서 우리 회사의 SI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던 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암담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고, 나 역시 외부프로젝트에 지원을 나가서 그런 암담함을 체험하기도 했다. ㅡ_-)

일주일에 날샘을 2회 이상하는데 날샘한 날에 퇴근도 안시키고 36시간 근무시키는 황당한 경험을 시키는 프로젝트 관리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현재는 팀장이 부재중이고, 팀을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구축한 솔루션에 근간에 대한 인수인계가 이뤄져야한다기에 한달뒤 퇴사하기로 한 결정을 조금 수정해서 5월 말까지로 미뤄둔 상태다.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발환경과 개발프로세스에 대한 세미나를 가지고 전파교육을 해왔다.

이번 세미나를 근무시간에 했다면 억울하지나 않지. ㅡ_-)

퇴근 후 오후 7시 30분에 사내 주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를 가지고 저런 이야기를 하는건가?

라는 오해일지도 모를 확신이 들면서 더이상 회사에 다니기 싫어졌다…​.

그래. 프리랜서 구해서 잘 해봐라. ㅡ_-);;

CI환경 구축하고, 도메인설계하고, 프로젝트 구성하고 설치운영할 수 있는 프리랜서 구해서 6개월 고용해서 회사에서 진행하는 행사 보조도 시키고 시켜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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